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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고민해결! 마법서점] 리뷰 - 라이트노벨-like RPG 포교용
작성자 김현성 (ip:)
  • 작성일 2014-08-16 15:15:38
  • 추천 추천하기
  • 조회수 1877
  • 평점 5점

※ 평점 조정이 없네요. 별 다섯개 만점 기준 ★★★입니다.


[제본, 재질, 일러스트레이션, 글양식]

 

 제본은 (본드) 떡제본이 되어있어 세게 펴면 페이지가 뜯어지기 쉽습니다. 그로 인해 책에 손상을 주지 않고 QR 코드 인식하는 것이 까다로울 수 있고 PDF가 배포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볼 때 자주 살펴보는 건 힘들 수 있습니다. 재질은 풀컬러 46배판 16절입니다. 일러스트는 코믹컬한 SD와 라이트노벨 삽화의 형태가 오가는 형식입니다. RPG 초심자는 물론이고 기존의 서브컬쳐(특히 라이트노벨)에 가까운 층을 상대로 권하기 편합니다. 플레잉 카드의 일러스트 일부가 수록되어 있고, NPC들의 경우 펀딩에 참여했던 멤버 몇몇의 실제 사진들을 각색했습니다. 표지는 필름을 입히지 않았습니다. 책은 1단 구성이고 줄과 줄 사이의 열이 깁니다. 보기는 편합니다만 다른 리뷰에서도 지적했듯 인덱스(색인)의 부재, 그리고 선천적으로 크기가 클 수 밖에 없는 규칙책의 특성상 미리 소지자가 어디에 무엇이 있는가 알아두지 않으면 찾기가 힘듭니다.

 

[캐릭터 만들기]

 

 마법서점의 배경은 다섯으로 나뉩니다. 마법서점 오너의 제자인 '초보마법사', 오너의 그 '패밀리어', 어쩌다 이 사건에 휘말려들게 된 일반인인 '검도소녀/소년(태권소녀/소년)', 발명왕, 문학소녀/소년. 여기서 세비지 월드의 범용적 특성상 이것은 하나의 예시 배경일 뿐이다-라는 강조가 약한 탓에(현실적으로 '마법서점'이라고 하는 배경에서 벗어나지 않게 하려는 집필진의 의도도 있겠으나) 초심자에게는 '클래스적 구분'으로 보이기 쉽습니다. 특히나 후면에서 다른 이 배경들의 변형이나 하이브리드 등 수정 및 보완을 금하는 식으로 언급되어 있으니. 따라서 일본 RPG에서 자주 언급되는 '핸드아웃' 체제를 범용규칙적으로 구현한 것이라고 명확하게 언급해두는 것이 더 좋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규칙, 장점, 단점, 파워, 장비]

 

 규칙설명, 용어의 고유명사화, 예시 등은 초심자도 알아보기 쉽게 작성 및 편집되어 있습니다. TRPG Club의 세비지 월드 코어의 번역보다 훨씬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죠. 허나 용어는 바꾼 만큼 기본적인 맥락과 파악에는 GURPS 요약본처럼 딱 그 정도까지만 지원합니다. 흥미롭거나 특정상황에 쓰이는 규칙들은 빠져있고요. 달리 말하자면 '고민해결! 마법서점' 책으로는 '고민해결! 마법서점'을 이해하고 돌릴 수 있을 뿐, 이 것에서 좀 더 나아가려면 '코어규칙'인 세비지 월드 코어를 구해야 하죠. 즉 플레이어라면 달랑 마법서점 책 하나만 들고 임해도 되지만 마스터의 경우에는 필수적으로 세비지 월드 코어 규칙 책을 가지고 와서 임해야 마법서점 이상을 할 수 있다는 피나클측의 서플리먼트 용도(?)에 충실합니다.

 

 천성적으로 RPG 숙련자들이 인지하듯 GURPS와 FATE 같은 여타 다른 범용 규칙들처럼 그 규칙들이 '잘할 수 있는 분야/장르'가 존재하는데, '세비지 월드'는 앞의 두 규칙보다는 훨씬 '전투직관'적이죠. 피나클사의 캐치프레이즈가 훨씬 더 간결한 전투의 흐름 진행에 있었던 만큼 파워와 장비의 주요 데이터가 전투 데이터 대입이 됩니다. 이건 기반이 되는 규칙이 그러니 필연적이지만 '90년대를 재연해보는' 청춘물이 마법서점의 기본모토인 만큼 추가되는 데이터가 전투집중인건 자칫 장르나 테마의 왜곡이나 시선의 분산이 될 수 있죠. 위에서 '배경'을 '클래스'로 보듯이.

 

 비-전투적인 부분에도 신경이 부족했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름대로 서플리먼트 내에서 그러한 자작요소를 추가할 수 있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어야 했습니다만 이 역시도 부재. 예를 들어 아포칼립스 월드의 던전월드는 마법도구가 특정 수치의 +-가 아니라 어떠한 특수한 서술/묘사를 FATE의 Aspect처럼 구현하는 것도 된다-면서 예제들과 도입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었죠. 가장 가능성이 있었던 것은 뽑기에 관한 규칙입니다만 이 역시 수치상의 변화만 제시하고 끝났습니다. 설명은 좋았는데 말이죠. 차라리 데이터적 예시는 제쳐두고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대입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남겨두는 게 더 좋았으리라 봅니다.

 

[90년대 추억들 - '1990년대'의 애매모호함]

 

 이미 90년대를 몸으로 체감했던 사람에게는 한없이 부족한 '그때 그런 게 있었지' 정도의 상기 외에는 도움이 되지 않아 이야기소재를 많은 부분을 '책'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서 도출 해야 하는 많은 노력이 드는데, 책은 그 노력에는 도움을 주지 못합니다. 90년대를 모르는 미성년자들에게는 교과서나 사전적 정의의 정보 전달 외에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본문에선 '90년대 추억에 아기자기한 상상력을 더한 것이지 어두웠던 사건이나 리얼리티의 구현이 아니니까요'라면서 고증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 질문에 답을 해야겠죠. '90년대의 추억을 하려 한다면 무엇이 지금과 90년대를 다르게 하는가. 그리고 그것들만으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가?' 가능은 할겁니다. 하지만 그게 아무나 되는가는 의문이죠. 초심자에게 기대가 너무 큽니다.

 

 뒤에도 언급하겠으나 '90년대'적 요소가 빠지고도 시나리오가 진행될 수 있다면 '어디에서 90년대적 풍취를 느낄 수 있는가'라는 딜레마와 관련되어 있죠. 고증 때문이 아니라. 일부러 사건이나 분위기를 뺀 것은 물론 90년대의 정보전달에도 특정한 도구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기에 이야기 만들기는 더욱 어렵게 됐습니다.

 

 '시대극'이라면 가장 중요한 그 당시의 역사적 흐름에 언급했어야 했는데 빠져있습니다. 아마도 미성년자나 20대 초입의 젊은. 즉 정치사회와 관련 없는 이들만으로 구성된 테마이니 빼셨을 테지만, 그것이 반대로 '90년대'라고 하는 시대적 이미지를 없애버린 요인입니다. 심각한 이야기나 리얼리즘이 아니더라도 '시대의 흐름'을 언급 하는 건 간단합니다. 90년대라 하면 독재시대 종식과 지속적인 호황, 경제 발전 등으로 인해 '좋은 시절'로 기억되는 경향이 많은데 90년대의 또 다른 이름이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불리며 추억되는 이유는 88 올림픽과 IMF '이전'이였기 때문이죠. '어, 이런게 있었지, 그런데 우리가 그때 뭐했었고 뭐에 관심을 두었지?'는 아이돌 외에는 설정, 데이터적으로 신경을 쓴 게 전무하다는 점이 이야기 진행의 큰 단점입니다.

 

 90년대에 대해서 체감 하는 게 없는 이후 세대에게 저 배경들이 '클래스'로 비춰지는 것은 그런 방식의 인식 외에는 '90년대'라는 세계관을 이해할 출입구가 없어서입니다. '그때는 어떤 공기였어'말해 주는 게 없고 기억에만 의존해야 하는데 좋은 RP와 상황파악을 기대하는 건 무리겠죠. 응답하라 1994/1997이 남편 알아맞히기 시즌 2, 추억팔이를 가장한 추리드라마, 스펙 만렙 남자들이 범람하는 판타지 드라마라고 불리는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90년대 소재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책 전체에서 지나치게 이 드라마를 의식한 것이 많이 보입니다. 그건 '성인들' 회상하라는 게 주목적이지 마법서점의 원목적하고는 다르니 어긋날 수 밖에 없죠.

 

 여담입니다만 PC방이 유행하던 시절에는 시티폰이라는 발신전용기가 나왔다고 지금은 '2G'라고 불리우는 무전기 형태의 핸드폰이 일반인들 사이에도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80년대라면 모를까 90년대 한정으로 치면 모바일 인터넷을 제외하고 지금 시대와 크게 다를 게 없습니다. 버스카드와 신용카드의 본격화도 90년도 중반 이후고요. 그러니 '고민해결! 마법서점'의 의도한 시기라면 80년대 중반~90년대 초라고 해야 정확합니다. 또 왜 아이돌은 나오면서 당대에 남녀노소 불문하고 더 강렬한 인기를 자랑했던 김X진, 이X규, 김X만 처럼 '1인 기업'이라 불렸던 연예인들 언급은 왜 없는 걸까요. 실명은 언급할 수는 없었어도 그들이 아이돌보다 훨씬 더 시대 트렌드를 주도 했었다는 것은 언급했어야죠.

 

[시나리오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아서'/'학교괴담'/'우리 아이돌이 달라졌어요']

 

 첫번째 시나리오를 제외하면 다른 시나리오들은 '현대전기물'로서는 좋은 시나리오이지만 '마법서점'의 시나리오다운가는 의문이 많습니다. 오히려 뒤의 두 시나리오는 [시노비가미 명왕재판]이나 [Dawn of FATE]에 가까웠죠. 작위적 해피엔딩은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그 '정해져 있는' 엔딩만 바꾸면 완전히 다른 장르가 될 정도로 '활극'적이죠. 차라리 비전투와 비일상-일산의 캐주얼한 소묘를 원했다면 니시오이신의 [바케모노가타리] 시리즈를 참조하는 게 더 나았을까 싶습니다.

 

 두번째 시나리오는 사실 세번째 시나리오보다 초심자에게 어려울 수 있습니다. 결과야 그렇다쳐도 기본 구조상 소년기의 그것이라기보다는 시노비가미나 DoF 같은 전기'활극'적 요소가 더 강했죠. 현대전기물 장르에 포함되는 이상 아무리 캐주얼하고 쥬브나일 지향이라 하더라도 DoF와 같은 현대전기활극적으로 이야기가 끝날 수 밖에 없다는 자백이 되었습니다.

 

 다른 것보다도 시나리오 진행 가이드라인만 존재할 뿐 데이터의 부재가 마스터 입장에선 제일 심각합니다. 피나클사와의 라이센스 문제로 공식 데이터들을 단어를 바꿔서라도 넣지 못한다는 건 이해할 수 있습니다만. 창작한 에너미의 전투가 있다면 관련해서 정리한 데이터를 제공해서 나름대로 창작하게 해줬어야 했죠. 헌데 그러지 못한 것은 빼먹어서인지, 아니면 계약상의 한계 때문에 그런지는 알 수 없으나 그 부분이 매우 아쉽습니다. 공통적으로 시나리오 모두 90년대적 특성을 연상케 하기는 힘듭니다. 현대나 그전 시대에도 얼마든지 적용되는 구성이죠.

 

[배경만들기, NPC]

 

 이 서플리먼트에서 가장 실망한 점입니다. 90년대의 설명과 이해가 '그 당시를 살아가던 이들'이 아니고서야 어려울 수 밖에 없고, 시나리오들도 아무리 꺄삐한 청춘물 지향이라고 해도 '현대활극물'의 장르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현실을 인정한다 치더라도 고유 설정의 부재는 매우 큽니다.

 

 [고민해결! 마법서점]은 서플리먼트인만큼 나름의 캠페인 셋팅(세계관)이라고 할 수 있고 '마법서점'이라고 하는 이야기가 어떤 기반세계에서 전개되는가에 대해서 제시했어야 했지만, 고유한 설정이 하나도 없다는 것은 반대로 모든 것을 이 책을 사용하는 사람이 하나부터 끝까지 시나리오 3개의 샘플을 가지고 의도와 맥락을 파악하여 자신이 여태 쌓아 올린 지식, 경험을 스스로 조합하여 이야기를 구성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것은 일종의 '창작'에 해당하는데 RPG 초심자 지향이라고 하는 RPG가 이렇게도 숙련자 마저 까다로워하는 '창작의 고통'을 덜어주지 못한다는 것은 이것이 과연 초심자를 위한 것인가 의심스럽습니다. 마법서점의 마법사들이 [안도감]을 주요 목적으로 하고 있고 흑막들도 이와 비슷한 시스템이라는 '고유설정'을 제시하곤 있으나 이 것만으로는 여전히 부족하죠.

 

 고유설정부재는 설정을 '방기함'으로서 일정 이상의 스케일로 진행을 시키지 못하게 함이 아닌가 감히 추측을 해보는데, '마법서점'이라는 테마에는 스케일이 한 동네 이상으로 커져서는 안되겠으나, '현대전기활극'이라고 하는 장르 내에서 스케일이 커지지 않고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가 의문입니다. 가능이야 하겠지만 역시 초심자가 할 수 있는 기법은 아니죠.

 

 초심자가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지역전설/설화를 모으긴 힘드니 시나리오 2번째처럼 '불가사리'라고 하는 예시자료들을 어디서 찾기 쉬운지 Dawn of FATE처럼 고유설정만 가지고도 이야기를 만들 주체나 예시 등을 구체적으로 제안했어야 했습니다. Pathfinder의 Mythic Adventures의 경우 비교신화학 서적인 [황금가지]나 [천 개의 얼굴을 가진 영웅] 같은 사료를 직접 제시했죠.

 

 굳이 시나리오 스케일을 '마법서점'이라는 테마에서 벗어나지 않게 하려 했다면 '90년대'라고 하는 배경(지식)말고도 '마법서점' 세계관의 큰 흐름의 규격을 제시했어야 했습니다. 이 부분의 부재로 마법서점의 '마법사'의 설정과 '마법서점'이라고 하는 시스템도 크게 변화하기 어려워 사용자의 상상력이 개입하기 힘들죠. 좋은 반례로 GURPS 요마야행의 요괴 네트워크가 그것으로-굉장히 다양한 설정과 아키타입이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주지만 마법서점은 그러지 못했습니다. 철저하게 시나리오 위주로만 되어 있죠. 다양함을 추천하는 가이드보다는 테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려는 규율에 가깝습니다.

 

 NPC들의 경우 인물의 시나리오 내 동기이해와 성격파악에는 도움이 되지만 '세계관의 확장'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더 나아가 '서플리먼트'의 원래 목적인 이 NPC들의 활용과 데이터적 이해(보는 독자는 대부분 초심자들이므로)와 '자신만의 시나리오'에서의 활용예시나 방법은 전혀 언급이 없죠. (고작 장단점 몇 개라니!)

 

[총평-라이트노벨-like RPG 포교용 : 겉은 90년대 청춘활극, 속은 세비지 월드 요약판 테마 ver.]

 

 전체 시나리오 플롯, 지역설정과 팁들을 보아 아마도 [나와 호랑이님], [꼬리를 찾아줘!] 같은 쥬브나일 러브 코미디 라이트노벨을 타겟으로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도 마법서점의 분위기를 느끼기 쉬운 다른 서브컬쳐 작품들의 언급이 전혀 없다는 것은 일단 어떠한 RPG를 가르쳐주는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하기 힘들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죠. 반대로 이미 서브컬쳐에 익숙하다면 '마법서점이 필요 없다'-라는 아이러니가 발생합니다. 더 아쉬운 것은 모두 잘 알고 있고 시나리오 '이상'을 하려 해도 정작 그런 것들을 하게 '마법서점' 책은 도와주지 않죠. 애석하게도 이 부분은 코어룰북의 영역입니다.

 

 다른 서플리먼트와 비교해 볼 때 개략구조부터 내용까지 좀 궤가 다른 책입니다. 데이터적으로는 굉장히 친절하고, 마법서점을 해보고 세비지 월드 본규칙을 접하면 이해도가 완전히 달라질 정도로 준수하지만, 초심자가 하기에는 시나리오 3개 해보고 나서는 무엇부터 해야 할지 알려주지 않는 '스토리텔링적으로 불친절한' 책이고 RPG 숙련자에게는 '이미 접했거나 상상했던 것들 이내의 컨셉 이상'을 보여주지 않는 '부족한' 책입니다. 어느 분 말대로 '마법서점은 시나리오 3개 뿐인가?'라는 말이 튀어나올 정도로 딱 '마법서점'까지만 할 수 있는 서플리먼트입니다. '마법서점'을 기대할 수 있지만 '마법서점' 이상을 할 순 없다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구르는 사람들의 첫 책인 만큼 앞으로 더 보완하고 성장해 갈 것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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